첫 녹음은 달마사에서 진행했다.
여러 모로 운이 좋았는데, 달마사에서 염불을 외고 있어서 다양한 소리를 담기에 적합했었다. 날씨도 적당히 선선해서, 바람 소리도 잘 담겼다. 하늘이 개어서 먼 곳도 잘 보였다.
달마사의 전경이다. 오후 시간대여서 사람들이 꽤 많았고, 대부분이 등산객이었다. 스님을 보지는 못했다. 달마사 앞에 있는 배드민턴장에서 웅성대는 소리가 들렸다.
63빌딩을 곁으로 한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매우 선명했다.
불신자로 보이는 분이 기도하는 모습을 찍을 수 있었다. 이 사진을 앨범 커버로 사용했다.
배경음이 매우 작게 담긴다는 것을 녹음 중에 알게 되었다. 실제로 자연에서 나오는 배경음의 소리가 작은 탓도 있겠지만, 지금 사용하고 있는 핀 마이크가 필드 레코딩에 적합한 마이크가 아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녹음을 모니터링한 결과, 핀 마이크가 일반적인 마이크보다는 더 넓은 영역을 잡아주고 있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그 영역이 넓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후에 여유가 있다면 필드 레코딩용 마이크를 추가로 구매할 생각은 있지만, 당장 실행하기엔 어렵다.
지금은 녹음본의 게인 값을 늘리고 컴프레션을 걸어 볼륨을 조절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녹음의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방법이지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들리는 게 거의 없다.
리버브와 에코를 걸어봤는데, 그게 염불 외는 소리랑 잘 맞아 떨어져서 듣기엔 좋은 것 같았다. 뭐가 들리는 건지 구별하기는 어렵지만, 매력적인 사운드스케이프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선 나름 마음에 든다.
다음 녹음은 서달산 숲속 도서관에서 진행해보려고 한다.



